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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단호박 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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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이 지나갔다. 역대 최고로 더운 명절을 보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는 거 아닌가? 올해 수확한 풍성한 먹거리와 천고마비의 가을 날씨, 그리고 사람들의 넉넉한 마음을 모두 포괄하는 뜻이지만 무엇보다 날씨가 더운 탓에 음식을 관리하는 일이 힘들었다. 특히 식혜는 더운 날 가장 쉽게 변질되는 음식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 때마다 직접 만드는 나의 시그니쳐 메뉴이므로 포기할 수 없다. 

 

특히 올해 텃밭에서 가장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해 준 작물이 단호박이다. 올해 처음 농사를 지은 것인데 그야말로 기쁨 백 배를 가져다주었다. 직접 수확한 단호박이 저렇게 웃고 있는데 더운 날씨 탓만 하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씻고 자르고 다듬어 식혜를 만들었다. 식혜는 만드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다 느끼지만 실상은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할 뿐 과정자체는 간단하다.

2024.08.05 - [일상, 음식] - 단호박 그냥 찌기만 해도 최고!

 

단호박 그냥 찌기만 해도 최고!

단호박은 서양계 호박의 한 품종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는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반면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우수한 식재료이다. 무엇보다 무기질과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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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법>

1. 가장 먼저 할 일은 밥을 하는 것이다. 흰쌀을 깨끗하게 씻어 압력밥솥에 백미로 세팅하여 밥을 짓는다. 곰솥으로 한 솥을 끓일 것이라서 밥은 6인분로 정도 하였다.

2. 엿기름을 물에 불린다. 재래시장에서 한 되에 4천원 주고 구입하였다.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시판되는 엿기름 주머니를 사용해도 된다. 엿기름을 짜내고 다시 불리는 과정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서 주머니에 넣어 물에 담가두었다. 자루를 주무르면 엿기름물이 우러나오는데 이 물을 다 된 밥솥에 부어놓고 5시간 놓아둔다.  5시간 전이라도 밥솥의 뚜껑을 열어 확인한다. 밥알이 10개 미만으로 떠오르면 다 삭은 것이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3시간 반 만에 다 삭았다. 엿기름물을 계속 우려내어 곰솥에 모은다. 오래 놔두면 전분이 밑으로 가라앉지만 나는 윗물만 사용하지 않고 가라앉은 전분까지 모두 사용하였다. 그래야 진한 맛이 난다.

3. 곰솥에 삭힌 밥알과 모아 놓은 엿기름물을 모두 합하여 강불에서 끓인다.

4. 단호박을 껍질 벗겨 전자레인지에 10분 돌려준 후 믹서기에 엿기름물과 함께 넣고 갈아준다. 단호박 큰 사이즈로 한 개 사용하였다. 미니밤호박의 경우 서너 개 정도는 넣어야 단호박의 풍미가 진하게 올라올 것이다.

5. 끓고 있는 식혜에 부어주고 설탕을 넣어 당도를 맞춘다. 위에 거품이 올라오면 국지로 걷어낸다. 뚜껑을 열고 끓여야 한다. 뚜껑을 꼭 닫고 끓이다가 넘치면 분명 싱크대가 전쟁터가 될 것이다. 당도는 취향껏 맞춘다. 우리 식구들은 식혜는 달아야 한다는 쪽이므로 곰솥 가득한 양에 중간 크기의 국자로 설탕 세 개를 넣었다. 단호박에도 당도가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서 가감한다.

6. 냉장고에서 차게 한 후 마신다.

 

곰솥을 가득 채워 끓이니 1.8리터짜리 생수병으로 다섯 병이 나왔다. 명절을 맞이하여 집에 방문한 내 어머니와 막내 동생네, 그리고 큰딸네로 각각 전달되었다. 엿기름 비용 4천원과 나의 작은 노동으로 여러 가족들의 입이 즐거우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야말로 가성비 최강의 건강한 음료이지 않은가! 무언가 해 줄 수 있음에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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