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은 전복과에 속하는 패류를 통칭한다. 조가비의 겉면은 검은빛이 강한 갈녹색이고 안쪽은 강한 진주광택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 연안에 분포하고 있으며 1960년대부터 국립수산진흥원의 수산종묘배양장에서 종묘를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요즘은 양식을 하는 덕분에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 해산물이었으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임금님의 수라상에나 오를 수 있는 귀하디 귀한 식재료였다.
날씨는 여전히 30도를 웃도는데 곧 추석이다. 요즘 전복이 흔해진 덕분에 우리 집에도 명절 때마다 전복이 선물로 들어오는데 솔직히 말하면 별로 반갑지 않은 선물이다. 이유는 손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표면에 검은 부분을 솔로 문질러서 닦아내야 하고 내장을 분리하고 이빨을 제거하는 등 손질 과정이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과정도 번거롭지만 손목 관절의 많은 힘을 필요로 하기에 얼마 전부터 전복의 손질은 옆지기가 담당하고 있다. 지금은 실력이 프로급이다. 그래서 이제는 반가운 선물이다. ㅎ
봉지를 뜯으니 전복이 아직 살아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살아있는 전복을 집에서 받아보다니! 옆지기는 두 개를 손질하여 생으로 먹었다. 초고추장 입혀 입으로 스르륵~~ 깨끗이 씻어 내장을 분리하였는데 문제는 이 전복을 빨리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장을 사용하여 나중에 죽을 쑬 요량으로 일단 냉동실에 들여놓으면 이후에 해동했을 때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비린내가 아주 심하게 난다. 그리고 바로 전복죽을 끓여도 이미 너무 아는 맛이라 그런지 맛이 별로다. 두 어번 이런 경험을 하였기에 내장으로 무얼 만들까 궁리하다 게우소스를 만들기로 하였다. '게우'는 전복의 내장을 일컫는 제주도 방언이다.
<만드는 법>
1. 분리한 내장을 믹서기에 넣는다. 큰 사이즈 전복 약 15개 정도에서 나온 내장을 믹서기에 넣은 후 맛술 2~3 숟가락, 간장 2~3 숟가락, 굴소스 2~3 숟가락을 같이 넣어 휘리릭 갈아준다.
2.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넣어 중간불에서 볶아 익힌다.
3. 볶다 보면 익은 시점을 알 수 있다. 색이 연해지고 서로 엉겨 농도가 되직해진다.
4. 내장을 먼저 익힌 후에 믹서기로 향해도 무방하다.
5. 볶는 시간으로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찍먹소스용이면 조금 묽게 하면 좋다.
손끝으로 찍어 먹어보니 감칠맛 폭발이다. 그리고 일단 익혀서 소스를 만들어 놨으니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된다. 가장 손쉽고 간편한 방법은 전복을 쪄서 이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태로 냉장고에 보관한 후 일주일 정도는 끄떡없으니 상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명절에 식구들이 모이면 다른 요리에 응용하여 창의력을 발휘할 계획이다. 무엇으로 재탄생할는지~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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