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온갖 식재료가 가득한데도 어쩌다 한 번씩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무얼 해서 먹을까? 내일 아침에 어떤 국을 끓일까? 생각은 하는데 마치 머리에 되돌이표라도 있는 듯 같은 생각이 맴돈다. 국은 뭘 끓이지? 오늘 아침이 그랬다. 옆지기는 아침 식사에 국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밥과 국, 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은 찾지 않으니 식사준비가 특별히 어렵지도 않다. 명절이 지난 지 얼마 안 돼서 냉장고에는 남은 식재료와 반찬이 가득한데 딱히 국거리는 없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랬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냉장고의 양문을 다 열고 빠르게 스캔했다. 토마토와 계란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래서 토마토 계란국을 끓였다. 간단하지만 영양 만점인 토마토 계란국! 유튜브에서 살짝 커닝했다.
<만드는 법>
1. 방울토마토를 깨끗하게 손질하여 작은 것은 4등분, 큰 것은 6등분으로 썰어준다. 껍질을 벗기면 식감은 좋지만 번거로우니 그냥 패스해도 된다. 껍질이 아삭하게 씹히는 것도 나쁘지 않으므로~
2. 손질한 방울토마토를 기름 살짝 두른 팬에 볶는다.
3. 토마토의 향이 달큼하게 올라오면 물을 한 두 컵 넣는다. 육수가 있으면 넣어도 된다. 맹물을 넣은 경우 치킨스톡이나 코인육수를 넣는다.
4. 계란을 두 개 풀어 절반을 3에 넣고 전분물을 넣어 걸쭉하게 농도를 맞춘다. 간장이나 액젓, 혹은 소금으로 간을 한다.
5. 농도가 마음에 들면 나머지 절반의 계란을 넣고 파 송송 썰어서 넣는다.
6. 불에서 내리기 전에 참기름과 후추 탁탁 뿌리면 끝!
그냥 수프처럼 이것만 먹어도 좋고 밥을 말아도 훌륭한 한 끼니의 식사로 손색이 없다. 표고버섯 가루를 넣었더니 국물에 검은 그림자가 감돌지만 맛은 좋다. 토마토는 달콤하고 계란은 부드러워 입안의 세포들이 춤을 춘다. 전분물을 넣어 걸쭉하니까 마치 중화요리를 먹는 것과 같다. 최소한의 재료와 최소한의 조리과정으로 최대한의 맛이 나왔다. 계란 대신 두부를 넣어도 되고 두부마저 없을 때는 감자, 양파 등 늘 상주하고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만들면 된다. 음식의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 냉장고를 스캔하자. 분명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