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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알배추 백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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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지속되는 나날이다. 사람도 이렇게 지치고 힘이 드는데 식물들은 오죽하랴! 장에 나가니 배추값이 어이없이 비싸다. 당연한 결과인데~달랑 한 포기에 만원. 단골집 채소가게에 가니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냐며 주인언니가 인사를 건넨다. 나는 요즘 텃밭에서 채소들을 키우느라 장을 보러 올 필요가 없노라 너스레를 떨었다. 김치거리가 마땅치 않아서 장에 나왔다고 하니 알배추 한 포기에 3천 원인데 6개 묶음이 만원이라며 가져가라고 한다. 나는 얼른 집어 들었다. 쪽파 한 줌 3천 원에 구입하고 홍고추 2개와 생강 약간은 서비스로 받아왔다. 아싸! 단골이 이래서 좋은 거~~

 

3주 전 얼갈이배추를 텃밭에 심었는데 싹이 나오자마자 벌레들의 습격에 완패하여 흔적도 없다. 열무와 얼갈이배추는 이른 봄 아직 벌레들이 득세하기 전에 키워야 잘 키울 수 있다. 지난번 양배추 김치도 다 떨어져 가기에 이번에는 알배추로 자박자박 국물 넣어 백김치로 만들었다. 이맘때는 고춧가루가 영 신통치 않다. 텃밭의 고추는 아직 빨간 옷을 입지 않았고 작년 고춧가루로 담기는 싫고~그래서 백김치로 변신완료!

 

<만드는 법>

1. 알배추를 반으로 쪼개어 소금에 절인다. 잎이 얇아 서너 시간이면 족히 절여진다.

2. 무와 홍고추를 채 썰고 쪽파. 파. 마늘. 생강을 넣고 액젓으로 간을 하여 소를 만든다. 정확한 계량을 하지 않는다. 그냥 손이 시키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감으로 했다. 중간에 맛을 보면서 하면 큰 실수를 줄일 수 있다.

3. 절여진 배추를 물에 씻어 물기를 뺀 후 2의 소를 켜켜이 넣어준다.

4. 소금으로 간을 한 국물에 밀가루 풀국과 뉴슈가 조금을 섞어 위에 가만히 부어준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꼬박 24시간을 실온에 놔두었다. 김치는 재료도 좋아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숙성과정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김치를 담가도 숙성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맛있는 김치가 되기 어렵다. 나의 김치철학은 최소한의 재료와 짭짤한 간, 그리고 상온숙성이다. 행여 상온에서 너무 익혀 제정신이 아닌 신 맛이 나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김치 냉장고로 들어가면 대부분의 김치는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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