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 찾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참기름 솔솔 발라 구워서 먹기 좋게 재단하여 진공포장된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기름 바르지 않고 그냥 구워서 양념간장에 찍어 먹기도 하는데 그것조차 번거로우면 냉동실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오늘은 그 아이들을 꺼내어 무침으로 변신시켜 보았다.
요즘 김값이 금값이라고 한다. 국내 생산의 많은 부분이 수출되고 있는 상황이라 물량이 딸려서 그렇다고 하니 K음식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게 좋긴 하지만 싸고 맛있는 천 원짜리 김밥이 이제 옛이야기가 되어가는 것은 못내 아쉽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쁘게 재단되어 개별포장된 김 보다는 재래시장에서 100장 단위로 파는 파래김을 더 선호한다. 김 향이 진하기도 하거니와 가격도 경제적이고 무엇보다 개별포장된 김에서 나오는 비닐 쓰레기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구정 명절에 100장 단위로 포장된 김이 선물로 들어왔다. 살짝 구워 양념간장 찍어 먹는 게 취향인지라 그렇게 몇 번 먹었는데 그래도 남아서 냉동고에 보관 중이었다. 더 시간이 흐르면 안 되겠기에 오늘은 그것을 꺼내어 밑반찬으로 변신했다. 날씨가 더워지고 곧 장마철이 되면 김은 환영받지 못하므로 얼른 구제하였다.
만드는 법은 정말 간단하다.
1. 먼저 김을 잘게 부순다. 가위로 잘라도 되고 비닐팩에 넣어 적당히 찢어주면 된다.
2. 잘게 자른 김을 기름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굽는다. 시간은 양과 불의 세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육안으로 볼 때 검은색의 김에 푸른색이 돌면 된다. (김을 한 장씩 구운 다음 비닐팩에 넣어 부수면 더 쉽다)
3. 양념장은 김 10장 기준으로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과 참기름, 통깨 약간씩만 넣으면 된다. 기본 베이스는 단짠이니 입맛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4. 김만 무쳐도 되지만 서로 엉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쪽파나 부추를 데쳐서 잘게 썰어준 후 김 중간에 한 켜씩 섞어서 무쳐준다.
밥에 얹어서 먹으니 짭조름한 게 밑반찬으로 제격이다. 문득 어렸을 적 엄마가 들기름 솔솔 발라서 연탄불에 구워 주던 그 김 맛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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