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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오이가 뒤늦게 활기를 찾았다. 초반 뿌리 활착에 어려움이 있었고 진딧물에 치어 비실비실하다가 그만 그 강을 건너는 바람에 나중에 다시 모종을 사다가 심은 관계로 수확도 많이 늦어졌다. 그렇지만 이제라도 열매를 달아주니 기쁘지 아니한가? 입추도 말복도 지났건만 더위는 사그라지지 않고 30도를 웃도는 가운데 이곳 강원도 산골의 오늘 아침기온은 18도! 시원하고 쾌적하다. 그러나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뜨겁다. 점심메뉴로 불 옆으로 가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메뉴를 생각하다가 오이김밥으로 결정했다. 밥만 해 놓으면 불 옆에 가지 않아도 된다.
<만드는 법>
1. 오이를 채칼로 썰어 소금과 설탕을 넣어 20분 여 두었다가 물기를 꼭 짠다. 새로 구입한 감자칼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되어 길고 가느다란 채가 훌륭하게 나왔다.
2. 게맛살을 찢어서 마요네즈와 머스터드, 소금, 후추로 버무려 놓는다.
3. 밥을 고슬고슬하게 하여 참기름, 깨, 소금으로 간한다.
4. 김에 밥을 펴서 오이와 게맛살 두 가지를 넣고 말아 준다.
이마의 땀방울이 손 끝까지 전해져 이렇게 맛있는 김밥이 탄생했다며 여태까지 먹은 김밥 중 최고로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옆지기의 한 마디에 감동의 물결이 홍수를 이룬다. 칭찬이 어색하여 '갑자기 왜 이러시나?', '뭔 일이랴?' 하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속으로는 내 땀방울의 노고를 알아주니 고맙고 또 고맙다. 더위를 피해 만든 피서 김밥이지만 마음까지 이렇게 시원해질 줄이야~~너무 맛있는 김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