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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납작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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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수확한 지 두 달 여가 지났다. 강원도 산골에서 키운 고구마는 동글동글 먹기 딱 좋은 크기의 고구마라기보다는 손가락처럼 길기만 하고 모양도 별로 예쁘지 않다. 그래서 강원도 땅에서는 고구마보다는 감자를 더 많이 심는 거 같기도 하다. 아무튼 봄에 고구마 모종을 심어 여름 내내 고구마 줄기를 따서 반찬으로 만들기 위해 볶고 지지고 그것도 모자라 삶아서 말리고, 데쳐서 냉동 보관하는 등 줄기를 먹기 위하여 모든 영양을 쏟아부었는데 땅 속에서 고구마가 동글동글 잘 자랐을 거란 기대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욕심에 가깝지 않은가! 길쭉하고 못나긴 했어도 고구마는 달고 맛나다.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양새인지라 남을 주기도 그렇고 하여 집으로 가져와서 조금씩 먹고 있는데 벌써 싹이 나기 시작한다. 주인 닮아 성질이 급하기도 하다. 벌써 내년을 위한 번식 모드로 들어간 것이다. 싹이 나면 고구마가 맛이 없어질 텐데~~ 너튜브를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모두 삶아서 납작 고구마로 변신완료! 

 

<만드는 법>

1. 고구마를 세척하여 삶은 후에 한 김 식힌 후 껍질을 벗긴다. 껍질을 먼저 벗긴 후 삶아도 되지만 그렇게 하면 손실률이 많아서 삶은 후에 껍질 벗겼다.

2. 한 입 크기로 자른 후 유산지에 녹인 버터를 바르고 주먹으로 누른다. 손바닥으로 눌러도 된다. 자유분방하게 눌러준다.

3. 녹인 버터를 바르고 소금 살짝 뿌리고 파슬리가루나 검은깨를 뿌려 에프에서 180도 20분 굽는다.

4. 뒤집어서 180도 10분 더 굽는다. 바삭한 식감을 원하면 시간을 봄 더 늘린다. 꾸덕하고 쫀득한 식감을 원하면 상태를 보아가며 시간 조절하면 된다.

고구마가 환골탈태하였다. 기껏해야 굽거나 쪄서 먹는 게 고작이던 고구마가 한 번의 과정을 더 거치니까 세련되고 멋있어졌다. 음식이란 게 과정을 여러 번 거칠수록 맛있어지는 것 같다. 게다가 소금을 뿌린 것인 신의 한 수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자꾸만 손이 가! 술안주로 간식으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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