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을 의미하는 한자로는 생강-강(薑)이 있다. 경계를 뜻하는 지경-강(畺)에 풀-초(艸)가 더해져서 만들어진 글자로 의미부와 소리부로 구성된 형성자(形聲字)이다. 지경-강(畺)은 밭-전(田)이 두 개가 있고 그 사이에 가로획을 그어 만들어진 글자이니 밭과 밭의 경계를 의미하는데 그 위에 풀-초(艸)가 더해졌으니 아마도 오래전 그 옛날 밭과 밭 사이에 생강을 심었던 건 아닐까? 2500년 전에 살지 않았으니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문득 이 아침 생강에이드를 마시며 홀로 앉아 타임머신을 타고 상상해 본다. 생강의 원산지는 동인도의 힌두스텐 지역으로 추정하지만 실제로 2500년 전 중국의 쓰촨성에서 생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고려시대 이전에 재배했으리라 추정하는데 <고려사>에는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생강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 문헌인 <향약구급방>에 약용식물의 하나로 등장한다.
본격적으로 생강청을 만들기에 앞서 서론이 길었다.ㅎ 남은 생강으로 생강청을 만들었는데 지난번 레몬 생강청과는 사뭇 다르다. 레몬 생강청은 날 생강인데 반하여 이번 배 생강청은 익은 생강청이다. 어찌 되었든 생강은 나의 최애 식품이며 요즘처럼 찬바람 부는 계절에 심리적으로 가장 의지하는 식재료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2024.11.13 - [일상, 음식] - 레몬 생강청 만들기
<만드는 법>
1. 생강과 배, 그리고 흑설탕을 준비한다. 양은 정확히 계량하지 않았으나 경험상 생강은 1kg 정도, 배는 큰 사이즈로 두 개, 흑설탕 1kg과 약간의 물만 있으면 된다. 배가 없으면 생강만으로 해도 상관없다.
2. 배와 생강을 손질하여 믹서기에 교대로 넣어 갈아준다. 매끄럽게 갈리지 않으면 겨우 갈아질 정도로 최소한의 물을 넣는다.
3. 갈아진 배와 생강을 베보자기에 넣어 걸러주고 거른 물을 두세 시간 그대로 놓아둔다.
4. 냄비에 3을 넣는데 이때 밑에 가라앉은 생강 전분은 넣지 않는다. 쓴 맛이 나기 때문이다.
5. 냄비에 넣은 액체에 흑설탕을 넣어 강불에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추어 두세 시간 끓인다. 지키고 서서 젓지 않아도 된다. 설탕의 양은 입맛에 따라 조절한다. 농도는 시판제품처럼 굳이 꾸덕하지 않아도 되며 적당한 점도가 생겼을 때를 잘 모르면 대략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때 불을 끄면 된다. 냉장고에 넣으면 좀 더 걸쭉해진다.
6. 탄산수 섞어 에이드로 즐겨도 좋고 따뜻한 물에 희석하여 차로 마셔도 좋다.
한 잔 마실 때마다 감기 바이러스는 100미터쯤 멀어진다는 확신을 가지고 만들었기에 만드는 데 투입한 긴 시간과 모든 번거로움은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씻고 다듬고 다지고 거르고 끓이고 식히고~ 땅에서부터 입 속으로 들어오기까지 번거로움 그 자체이지만 그럴수록 결과물은 너무나 소중하지 아니한가! 흑설탕을 넣어 색이 진해졌는데 왠지 한약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서 몸에 더욱 좋을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