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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노각 오이지 담그기 올해 승정원의 텃밭작물 중 호박과 마찬가지로 오이의 작황도 썩 좋지 않다. 작년에 매주 텃밭에 갈 때마다 열 개 이상씩 수확하던 오이는 올해는 초반에 모종의 뿌리가 활착하지 못하여 재차 사다가 심었는데도 영 신통치 않다. 밭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기후 탓을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노각오이가 몇 개 열려 있어 반가운 마음에 수확하여 오이지를 담갔다. 사실 쏟아지는 오이 보다 한 두 개씩 야금야금 수확하여 식재료로 사용할 때가 가장 맛나기는 하다. 무엇이든 너무 많으면 소중함을 모르는 법이니까! 소중한 오이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오이지가 가장 만만하기에 너로 정했다. 오이지! 1. 오이를 씻어서 반으로 갈라 씨를 파낸다.2. 통에 오이를 자른 면이 위로 오도록 줄.. 더보기
애호박 비빔국수 올해 애호박 농사는 본전도 못 건졌다. 작년에는 너무 많이 열려서 주체를 못 하였는데 올해는 매주 텃밭에 갈 때마다 겨우 한 두 개 구경할 수 있었다. 허탕 치는 때도 여러 번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주변의 텃밭지기들도 같은 상황이라고 하는데 뭐가 잘못된 것인지~~ㅠㅠ 유례없는 폭염과 잦은 비가 애호박의 성장에 장애가 되는 건 아닌지 싶다. 만약 그렇다면 올여름이 가장 시원할 거라고 하는데 이를 어째? 거의 마지막에 가까운 애호박을 한 개 수확하여 가져 왔는데 냉장고 야채칸에서 일주일 머물다가 주말을 맞이하여 비로소 세상구경하러 나왔다. 채를 송송 썰어서 볶은 뒤 국수와 만나도록 미팅주선 하였다. 1. 국수를 삶는다. 메밀국수, 일반 국수 모두 좋다.2. 애호박을 채 썰어서 소금에 살짝 절인다.. 더보기
꽈리고추 오징어채 볶음 텃밭의 꽈리고추가 노년기에 접어들었다. 활발하던 기세가 사그라드는 소위 끝물이라고 하는 시기에 도달한 것이다. 대부분 벌레의 습격을 받았으며 새로 달리는 열매도 아주 작아서 시선을 받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몇 개 안 달린 꽈리고추를 따면서 내년을 기약했다. 사요오나라~~!!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는 오징어채를 꺼내어 콜라보하였다. 오징어채가 원래 이렇게 가늘었던가?  1. 진미채보다 가늘게 생긴 오징어채와 꽈리고추를 준비한다. 오징어채도 꽈리도 국그릇으로 한 보시기 정도이다. 무게는 아이돈노우! 쏴리!!2. 오징어채는 물에 살짝 담갔다가 꺼낸다. 냉동실에서 오랫동안 잠자고 있었기에 깨워서 보습해 주어야 미모가 살아난다.3.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중불에서 볶다가 간장 6큰술과 물을 반.. 더보기
대파 김치 텃밭의 대파가 풍작이다. 여름을 보낸 대파의 굵기가 하도 굵어서 김장 때 쓸 만큼을 남겨놓고 일부를 수확했다. 뿌리와 잎, 줄기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효자 식재료이다. 향신채로 알싸한 매운맛과 특유의 향이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한다. 알리신 성분은 뛰어난 항균작용이 있어 면역력을 높이고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막아준다. 요즘 배추 가격이 한 포기당 2만원을 호가한다고 하기에 배추김치를 포기하고 대신 대파로 정했다. 구선생님과 산골에 동행한 기념으로 대파김치를 담는 것도 의미 있을 테니까!  무게를 달아보지는 않았지만 시판되는 대파 기준으로 세 단 정도 되는 양이다. 1. 대파를 깨끗하게 씻은 후 반으로 갈라 4~5cm 길이로.. 더보기
애호박만두 가을이 문득 왔다. 추석 명절에도 때아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여름장마를 닮은 가을비를 뿌리고 나서야 비로소 더위가 물러갔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 더위에 기력을 잃던 텃밭 작물들이 다시 기력을 회복하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법인데 올해는 늦은 더위와 넘치는 강수량으로 온통 벌레들의 천국이 되었다. 작년에 대풍을 이루던 애호박은 올해 시원치 않았지만 날씨 탓으로 돌리고 위로 삼는다. 흔하디 흔한 호박이 올해 귀한 몸이 되고 보니 맛은 더 좋다. 중간 크기 애호박 두 개를 수확했기에 만두소를 만들었다. 여름에는 한 번 정도 먹어줘야 호박에 대한 예의지. 1. 애호박 두 개를 채 썰어서 소금에 절인다.2. 표고를 끓는 물에 데친 후 가로로 한 번 포를 뜬 후 채 썰어 준다. 가늘게 채를 치고 싶을 .. 더보기
토마토 계란국 냉장고에 온갖 식재료가 가득한데도 어쩌다 한 번씩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무얼 해서 먹을까? 내일 아침에 어떤 국을 끓일까? 생각은 하는데 마치 머리에 되돌이표라도 있는 듯 같은 생각이 맴돈다. 국은 뭘 끓이지? 오늘 아침이 그랬다. 옆지기는 아침 식사에 국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밥과 국, 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은 찾지 않으니 식사준비가 특별히 어렵지도 않다. 명절이 지난 지 얼마 안 돼서 냉장고에는 남은 식재료와 반찬이 가득한데 딱히 국거리는 없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그랬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냉장고의 양문을 다 열고 빠르게 스캔했다. 토마토와 계란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래서 토마토 계란국을 끓였다. 간단하지만 영양 만점인 토마토 계란국! 유튜브에서 살짝 커닝했다. 1. 방울토.. 더보기
토마토 수프 텃밭에서 출산율만 놓고 보면 방울토마토를 따라 올 자가 없다. 초반에는 정석대로 곁순을 정리하며 키우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무성해지는 줄기들로 인하여 정리는 언감생심 그냥 방임으로 키울 수밖에 없다. 원줄기에서 아들줄기가 나오고 아들줄기에서 다시 손자줄기가 나오고 증손자 고손자 등 곁가지는 서로 엉키고 설켜서 손을 댈 수 없지만 가지마다 열매를 맺는다. 어쩜 그렇게 정이 좋은지 그야말로 출산대마왕이다. 이렇게 줄기가 꺾이도록 열매를 달면 때 맞추어 수확을 해야 하는데 주말 농장의 특성상 그렇게 할 수가 없다. 한가위 명절을 맞이하여 텃밭에 갔는데 아뿔싸 방울토마토가 대반란을 일으킨 상태다. 무기만 안 들었을 뿐 살벌하다. 거의 대부분의 열매가 터지고 말았다. 어쩌나! 이 아이들을 보니 내 속은 그 몇 .. 더보기
단호박 식혜 추석명절이 지나갔다. 역대 최고로 더운 명절을 보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는 거 아닌가? 올해 수확한 풍성한 먹거리와 천고마비의 가을 날씨, 그리고 사람들의 넉넉한 마음을 모두 포괄하는 뜻이지만 무엇보다 날씨가 더운 탓에 음식을 관리하는 일이 힘들었다. 특히 식혜는 더운 날 가장 쉽게 변질되는 음식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 때마다 직접 만드는 나의 시그니쳐 메뉴이므로 포기할 수 없다.  특히 올해 텃밭에서 가장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느끼게 해 준 작물이 단호박이다. 올해 처음 농사를 지은 것인데 그야말로 기쁨 백 배를 가져다주었다. 직접 수확한 단호박이 저렇게 웃고 있는데 더운 날씨 탓만 하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씻고 자르고 다듬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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