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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총각무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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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무의 영명은 ponytail radish이다. 무의 한 종류로서 가을이 제철이며 무와 무청이 함께 있어 먹기 좋고 맛도 좋은 식재료이다. 일반 무보다 단단하고 단맛이 있어 주로 김치로 담가 먹는다. 칼슘과 인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많다.

무의 생김새 때문에 알무, 달랑무, 알타리무, 총각무 등 여러 가지로 불리는데 이는 무의 생김새가 남성의 성기모양에서 연상하여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1988년 표준어 맞춤법 개정안에 의해 알타리무라는 이름은 버리고 총각무만이 표준어로 인정받아 쓰이고 있다.

 

총각무의 생육기간은 보통 75일에서 80일 정도 소요되는데 여러 가지 일정과 주말농장의 녹록지 않은 일들로 약 60여 일만에 조기 수확한 관계로 무의 크기가 조금 작다. 그러나 그 작은 무가 '나는 이래 봬도 총각무올시다'라고 말하는 듯 완벽한 총각무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유전자의 힘이란 참! 무가 작은 대신 무청은 아주 실하다. 무청의 영양소가 더 풍부하고 건강에 좋다고 하여 자르지 않고 대부분 같이 김치로 담갔다. 다소 부족한듯하여 시래기무를 몇 개 더 뽑아서 합류시켰다.

 

<만드는 법>

1. 총각무를 세척하여 소금에 절인다. 두세 시간 정도 절인 후 다시 세척하여 소쿠리에 받쳐 놓는다. 무와 무청 사이의 흙을 잘 털어서 다듬으면 굳이 무 전체의 껍질을 다 벗길 필요가 없다. 통으로 담가도 되지만 먹기 좋게 잘랐다. 마음이 가는 대로 손이 간다.

2. 김치 양념은 여느 김치와 다르지 않다. 마늘과 생강, 홍고추 멸치액젓을 믹서기에 간 후 고춧가루와 밀가루풀을 넣어 잠시 놓아두었다가 씻어 놓은 총각무와 버무린다. 쪽파와 대파를 넣고 입맛에 따라 단맛을 추가한다. 텃밭에 홍고추가 널려 있기에 많이 갈아 넣었다.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간 김치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색이 다소 허연 느낌이지만 맛은 최고!

 

 

사실 김치란 게 직접 해보기 전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묘하게도 식재료 자체가 이미 50% 이상의 맛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간을 짭짤하게 맞추고 필수양념만 최소한으로 넣고 숙성시키면 저절로 김치의 맛이 난다. 과정이 다소 번거로워서 그렇지 담그는 방법 자체는 세상 쉽다. 한국인이라면 김치 없이는 못 살지 않는가? 요즘 시기적으로 배추도 비싸고 김칫거리가 마땅치 않은데 이 총각무 김치가 김장 전까지 식탁에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나에게로 한 통, 딸에게로 한 통~~!!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는 내가 직접 키운 채소로 담근 김치가 아닐까 싶다. 총각무, 대파, 쪽파, 고춧가루, 생강이 모두 내 밭과 내 손을 거쳐 갔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보기만 해도 자꾸만 침이 고인다. 11월의 문이 열렸다. 총각무 김치처럼 새콤하게 그리고 아삭하게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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