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음식

겨울 동치미

반응형

8월 15일 텃밭에 총각무, 시래기무, 김장무 등 세 종류의 무 씨앗을 파종하였는데 두 달여 시간이 흐른 현재 아주 잘 자라고 있다. 달팽이의 공격을 받기는 했어도 세심하게 텃밭을 살피는 옆지기 덕분에 큰 문제없이 무럭무럭 성장하였다. 강원도의 겨울은 일찍 찾아오는지라 일부를 수확하여 서둘러 동치미와 총각무 김치를 담갔다.

2024년 8월 24일 무밭
2024년 9월 15일 무밭
2024년 10월 20일 무밭
2024년 10월 20일 무 수확

땅 속에서 무가 참 잘도 영글었다. 작은 씨앗이 어떻게 저렇게 성장하는지 여전히 신기하다. 아직 수확시기가 좀 이른 편이라 무가 모두 성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일부는 청소년기, 일부는 아직 아동기에 머물러 있는 무를 뽑아내고 솎아내어 다듬었다. 김장 담그기 전에 동치미를 먼저 담기로 했다. 

 

<만드는 법>

1. 무를 깨끗하게 씻어서 통째로 소금에 굴려 김치통에 넣어 하루 정도 쉬게 한다. 물기 있는 무의 표면에 소금이 자연스럽게 묻도록 하면 된다.

2. 하루가 지난 뒤 무가 절여지면 쪽파와 무청으로 이불 덮어 주고 위에 소금을 살짝 뿌린다.

3. 다진 마늘과 생강을 다시백에 넣어 김치통에 넣는다. 무가 혼자서 심심할까 봐 급하게 알배기 배추를 사다가 절여서 합방시켰다. 그래도 외로울까 봐 삭힌 고추도 넣었다. 

4. 물 1리터에 소금 반 컵 분량과 뉴슈가 한 꼬집을 넣어 소금물을 만들어 부어준다. 입맛에 따라 소금을 가감한다. 다소 짭짤해야 실패가 없다.

5. 상온에서 2~3일 숙성 후 냉장고로 고고!

동치미

예전에는 동치미를 담그는 일이 참 어려웠다. 간을 맞추기가 어렵고 익히는 것도 어려웠다. 그런데 요즘은 30년 간 쌓인 경험치 덕분인지 몰라도 대충 해도 그럭저럭 맛이 난다. 특히 겨울 동치미는 신기하게도 어릴 적 먹던 그 맛이 난다. 모든 김치는 간이 짭조름하고 숙성과정이 순조로우면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아파트의 실내는 온도가 높아서 겉익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뒷 베란다의 창문을 열어둔 채로 3일 두었다. 그러나 간이 싱거우면 문제가 커진다. 담글 때 짭조름해야 숙성이 되고 나서 간이 딱 맞게 된다. 숙성이 되는 시점은 국물의 색이 뿌옇게 변하는 시점이다. 이때 김치통의 뚜껑을 열면 익은 냄새가 난다. 특히 겨울 동치미는 조금 짭조름하게 담가야 하고 만약 숙성 후에도 여전히 간이 세면 먹을 때 물이나 탄산수를 조금 첨가해 주면 훌륭하게 거듭날 것이다. 이렇게 만든 동치미는 내 어머니에게로, 그리고 딸에게로 각각 전달되었다. 고구마를 삶아서 동치미와 같이 먹던 어릴 적 어느 겨울밤이 생각난다.

 

'일상,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배추 오이 피클  (1) 2024.11.02
총각무 김치  (0) 2024.11.02
만두전골  (1) 2024.10.27
파프리카 된장무침  (0) 2024.10.27
오리 불고기  (3) 202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