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페(rapees)의 사전적 의미는 프랑스 조리용어 사전에 따르면 '강판에 갈다', '재료를 강판에 긁어 아주 작은 조각으로 만들다'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프랑스의 당근샐러드를 가리킨다. 명칭 자체는 다소 생소하지만 최근 체중 감량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는 모 여성 개그우먼이 자신의 다이어트 식단이라며 당근라페를 언급한 바 있어서 관심을 받고 있는 중이다. 당근 대신 현재 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 적양배추를 수확하여 라페를 응용해 보았다.
양배추는 우리 몸에 좋은 음식으로 이미 대중화되어 있는 식재료로 영양학의 측면에서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가격은 늘 착하고 이런저런 음식에서의 쓰임새에서도 낯을 가리지 않는 사회성 좋은 재료이다. 일반 하얀 양배추가 병충해에 약하여 벌레들의 습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과 대조적으로 안토시아닌 잔뜩 품은 보랏빛 적양배추는 병충해를 이기는 강력한 유전자를 품고 있는지 초보자가 기르기에 어렵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이 식재료가 언제나 다른 요리의 조연 역할만 한다는 것이다. 색이 워낙 강렬하여 다른 음식들에게 시각적인 포인트를 제공할 뿐이라서 오늘만큼은 주연으로 탈바꿈시켜주고 싶은 마음이다. 게다가 현재 텃밭에서 6개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당근라페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는데 이 음식의 기본 콘셉트는 새콤달콤이다. 만드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만드는 법>
1. 적양배추를 세척하여 채를 썰고난 후 소금에 절인다.
2.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한다.
3.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올리브유, 레몬즙을 1:1:1로 넣는다. 식성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단맛을 좋아하면 꿀이나 알룰로스를 추가하고 새콤한 맛을 추구하면 레몬즙을 더 넣는다.
4. 소금에 절였지만 간이 부족하다 생각되면 소금 추가~~
5. 모두 섞어주면 끝이다.
무엇보다 아삭한 식감이 좋은데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입 안에서 톡톡 터지면서 풍미가 살아나는 것이 신의 한 수다. 샌드위치에 넣어서 먹어도 되고 아니면 단독으로 피클 대용, 김치 대용으로 먹어도 훌륭하다. 이쯤 되면 주연으로 모라라지 않을 터! 냉장고에서 일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므로 필요할 때 조금씩 만들어 먹는 것이 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