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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신호등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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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

내 머릿속을 텅 비워버려

내가 빠른 지도 느린지도 모르겠어

그저 눈앞이 샛노랄 뿐이야

솔직히 말하면 차라리

운전대를 못 잡던 어릴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아

이하 생략....

 

대중가수 이 모씨의 '신호등' 노래가사 중 일부이다.

느닷없이 신호등 타령을 하는 이유는 오늘 아침 샌드위치를 만들면서 세 가지의 색이 우연히 연출되었고 신호등의 빨강, 노랑, 녹색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주 두 금쪽이들이 대전의 모 제과점에서 공수해 온 호밀빵이 있다. 많고 많은 제과점을 두고 굳이 대전까지 가느냐는 나의 만류에도 줄 서지 않도록 임산부를 특별대우 해주는 특별한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굳이 ktx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극명하게 세대차이를 느끼는 지점이다. 아무튼 냉장고에 자고 있던 호밀빵을 꺼내어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빵의 크기가 작으니 뚜껑 덮지 않고 오픈하여 만들었다.

 

<만드는 법>

1. 빵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에프에서 180도 8분 굽는다.

2. 트레이더스에서 사 온 카이막 크림치즈를 두껍게 바른다. 일반 크림치즈와 비교해 가격이 두 배지만 고소함도 두 배다.

3. 반 건조하여 냉동 보관한 토마토에 올리브유와 발사믹 넣어 시즈닝 한다.

4. 골드키위와 아보카드를 얇게 썰어 올려준다. 

단호박 수프 곁들이면 아침 식사로 충분하다. 평소 입을 크게 벌려야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므로 얄팍하고 단순하게 만들었는데 한 입에 쏙 들어가니 먹기 편하다. 다 먹고 나서는 '신호등' 노래를 틀었다. 가사가 귀에 쏙 박힌다.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순간조차도 온통 조바심으로 채우며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경쾌한 멜로디에 독특한 음색으로 노래를 들려주는 무지니에게도,

요즘 글을 잘 안 올리신다며 관심과 애정을 보여준 내 사위 무지니에게도, 

내 안에 가득한 초록색 신호등 사랑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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