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은 아주 많이 익어서 겉은 단단하고 씨가 많이 여문 호박을 말하는데 일명 청둥호박, 맷돌호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단호박과 비교하면 맛이 은은하고 수분감이 더 높다. 아기를 낳은 뒤 늙은 호박을 푹 곤 물을 마시면 산후 붓기를 제거하는데 좋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 32년 전 내가 첫 딸을 낳았고 그 딸이 성장하여 다시 딸을 낳았다.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 또 하나의 우주가 탄생한 것이다. 실제로 손주를 품에 안아보니 감격스럽고, 감동이고, 그래서 더욱 감사하다. 눈물 나게 기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생후 3주 만에 비로소 손녀를 만나러 가는 길에 가져가려고 호박즙을 만들었다. 늙은 호박을 직접 농사지은 것은 아니다. 지난 12월 시골 형님댁에서 조카의 순산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세 개를 보내왔는데 불과 며칠 사이 물러지고 말았다. 올 때부터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았기에 서둘러 성한 것을 골라 껍질을 벗기고 씨를 발라내어 손질했었다. 부피를 줄이기 위해 깍둑썰기하여 비닐봉지에 담은 후 냉동실에 보관했었는데 이번에 꺼냈다. 건강원에 맡기면 쉽겠지만 굳이 내 손으로 만들어 먹이고 싶어 고이고이 보관했던 호박을 꺼냈다.
<만드는 법>
1. 손질한 늙은 호박을 곰솥에 넣고 물을 조금 넣는다. 국그릇으로 두 개 넣었다.
2. 대추를 물에 불린 후 깨끗하게 씻어서 함께 넣었다. 단맛을 추가하기 위함이다.
3. 3시간가량 중간불에서 푹 고았다.
4. 소쿠리에 한 번 거르고, 베보자기에 한 번 더 걸러주었다.
5. 중간크기의 늙은 호박 한 개 반 정도였는데 맑은 호박물이 2.3리터가량 나왔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이 좋은 계절에 태어난 내 손녀의 앞날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꽃을 닮아 맑고 깨끗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열렬하게 그리고 뜨겁게 응원하는 외할머니 뒷배가 있음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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