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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마음을 달래주는 달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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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언제나 눈부시다. 커튼을 뚫고 들어오는 태양의 기운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4월의 비는 5월의 꽃을 피운다는 서양 속담이 있는데 마침 어제 밤사이 비가 내렸다. 빗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는데 아침의 태양이 나를 일으킨다. 대지를 촉촉하게 적셨으니 더 이상 봄화재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아침 일찍 들로 나간 옆지기가 아침 식사 준비가 다 되었는데도 돌아오지를 않는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그 남자는 달래와 쑥을 한 보따리 캐서 들고 온다. 입이 즐거울 테니 반가운 마음 반, 달래 손질할 생각을 하니 귀찮은 마음 반, 곧바로 마음의 번뇌가 나를 지배하지만 무릎도 안 좋은 양반이 쭈그리고 앉아 캐 온 정성이 갸륵하여 곧바로 손질에 돌입! 점심메뉴로 달래전을 만들었다.

 

달래는 수선화과 부추속의 여러해살이 풀로 학명은 Allium monanthum이다. 한국, 일본 및 중국 동북부 등지에 분포하는데 추운 정선땅에서는 해마다 이맘때 여기저기서 눈에 많이 띈다. 희고 둥근 비늘줄기와 긴 대롱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뿌리줄기는 小蒜(작을-소, 달래-산)이라고 하여 약재로 쓰인다. 가슴을 편안하게 하고 양기를 잘 흐르게 하여  뭉쳐있는 것을 흩어주며 기(氣)를 소통시켜 체한 것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1417년 15세기 문헌인 <향약구급방>에서 달래가 나온다고 하니 약용식물임에 틀림없다. 최근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이 지금의 마늘이 아니라 북쪽과 백두산 지역에서 자생하는 달래였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만드는 법>

1. 마트표 달래는 대부분 손질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대충 씻기만 해도 되지만 노지 달래는 손질과정이 다소 번거롭다. 흙을 털고 먼저 물에 씻어서 손질하면 비교적 쉽다. 물에 씻어서 뒤엉킨 달래를 머리 부분을 잡고 한 개씩 훑어내면 이물질이 금방 제거된다.

2. 손질을 마친 달래는 물에 두어 번 더 씻는다. 이 과정에서 남은 흙과 이물질이 대부분 분리되어 나간다.

3.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대충 털고 당근과 양파를 적당량 채 썰어 넣고 부침가루를 넣는다. 이때 주의할 점은 부침가루는 달래가 서로 엉겨 붙을 정도로 최소한으로 넣는다.

4. 가열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익히면 된다.

 

마음을 달래주는 달래전

 

혀에 감기는 순간 이름처럼 마음을 달래준다. 기름의 고소함과 달래의 알싸함이 만났으니 말이 필요 없지 않은가! 막걸리 한 잔 생각이 간절했지만 미리 준비하지 못했으니 어쩔 수가 없다. 중간크기로 6장을 만들어 둘이서 점심으로 때웠다. 추위를 견디고 올라온 강인한 생명력의 달래를 먹었으니 올해도 건강하게 보낼 것이다.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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