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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음식

들깨송이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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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모종 정식에서 수확까지

요즘 가끔 충동구매를 한다. 충동구매의 대상은 예쁜 옷도 아니고 멋진 가방도 아니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은 더더욱 아니다. 지난 7월 13일 뜨겁던 여름날 정선 5일장에 나갔다가 그만 들깨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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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말에 들깨를 수확할 당시에 차가워진 날씨 탓에 미처 여물지 못한 어린 들깨송이가 무척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때 같이 들깨 수확에 참여하신 내 어머니 말씀이 예전에는 이 들깨송이로 부각을 만들어서 먹기도 했다고 하신다.

아하~~!! 마침 버리기가 아까웠는데 나는 잘됐다 싶었다. 여문 들깨는 털어서 들깨로 만들고 미처 여물지 못한 어린 들깨송이를 한 소쿠리 정도 씻어서 찌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들깨송이부각을 만들었다.

 

부각은 주로 남부지역에서 많이 먹는 음식으로 다양한 채소들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찹쌀풀을 바른 다음 이것을 말려 두었다가 기름에 튀겨낸 요리를 말한다. 의외로 역사가 긴 식품이다. 신라시대 신문왕 3년에 왕비를 맞이할 때 각종 부각이 폐백에 사용되는 품목 중 하나였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신선한 채소류와 해조류를 먹기 어려운 겨울철에 내륙지역에서는 시래기로, 해안지역에서는 부각으로 영양을 보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 조상의 지혜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만드는 법>

1. 들깨송이를 깨끗이 씻어서 밀가루를 입힌 후 끓는 찜기에 2~3분 김을 올린다. 밀가루는 비닐봉지 안에 넣어서 입히면 손쉽다. 찹쌀풀을 만들어 옷을 입혀도 된다.

2. 찜기에서 스팀샤워한 들깨송이를 건조기에 넣어 말린다. 건조기 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양이 적어서 5시간 만에 바짝 말랐다. 

3. 건조된 들깨송이를 비닐봉지에 넣어 보관한다.

4. 바짝 마른 들깨송이를 기름에 넣어 튀긴다. 기름에 넣자마자 꺼내는 것이 관건이다.

5. 식기 전에 설탕과 맛소금을 적당량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건조된 상태로 보관했던 들깨송이를 두 달여만에 시골로 데리고 갔다. 시래기를 삶으러 간 김에 튀겨오기 위해서다. 아파트에서는 도무지 튀김 음식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환기할 걱정 없는 하우스에서 마음껏 튀겼다. 맛이야 뭐 말이 필요 없다.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중국 속담이 있지 않은가! 기름 속에 풍덩 빠졌다가 나온 음식 중 맛없는 음식은 없는 듯하다. 바삭한 들깨송이부각을 입에 넣는 순간 진한 들깨향이 온 입안을 휘감는다. 맥주를 부르는 맛이다. 안주나 간식으로 손색없다.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기는 했지만 자칫 그냥 버려졌을 덜 여문 들깨송이가 훌륭한 요리로 변신완료했다. 다가오는 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면 간식으로 내어 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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