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달지 않은 홈메이드 사과파이 지난 추석 때 선물로 들어온 사과 중에서 몇 개가 어쩌다 뒤처졌다. 주인의 pick에서 제외된 서러움 폭발하며 냉장실 한편에 웅크리고 있다. 껍질의 수분이 증발하여 쭈글쭈글 주름이 졌는데 사과를 보는 순간 왜 사람의 피부가 투영되는 건지. 흡사 내 얼굴도 곧 저렇게 되겠지~~!! 사과든 사람이든 시간이 흐르고 나니 주름투성이로구나!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로다. 왠지 그냥 깎아서 먹기는 싫었다. 멋지게 포장해 주면 그나마 나아지겠지! 사과로 무엇을 만들까? 사과파이가 생각났다. 1. 사과를 깎아서 얇게 썰은 후 계핏가루와 생강청을 적당량 섞어서 재어 두었다. 생강청 대신 설탕도 가능하다. 설탕이 부담된다면 연유, 꿀, 알룰로스도 상관없다. 2. 건강하게 만들고 싶어서 밀가루대신 오트밀을 갈아서 넣었.. 더보기 납작 고구마 고구마를 수확한 지 두 달 여가 지났다. 강원도 산골에서 키운 고구마는 동글동글 먹기 딱 좋은 크기의 고구마라기보다는 손가락처럼 길기만 하고 모양도 별로 예쁘지 않다. 그래서 강원도 땅에서는 고구마보다는 감자를 더 많이 심는 거 같기도 하다. 아무튼 봄에 고구마 모종을 심어 여름 내내 고구마 줄기를 따서 반찬으로 만들기 위해 볶고 지지고 그것도 모자라 삶아서 말리고, 데쳐서 냉동 보관하는 등 줄기를 먹기 위하여 모든 영양을 쏟아부었는데 땅 속에서 고구마가 동글동글 잘 자랐을 거란 기대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욕심에 가깝지 않은가! 길쭉하고 못나긴 했어도 고구마는 달고 맛나다.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양새인지라 남을 주기도 그렇고 하여 집으로 가져와서 조금씩 먹고 있는데 벌써 싹이 나기 시작한다. 주인 .. 더보기 생강을 오래 보관하는 세 가지 방법 생강은 재배기간이 8개월 이상으로 오래 걸리고 열대성 작물이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일 년에 한 번만 수확할 수 있다. 김장시기와 겹치는 10월 말에서 11월 중순이 생강 수확시기이다. 생강은 한 번 수확하여 일 년을 먹어야 하기에 보관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물론 시판되는 생강은 전문적인 보관창고에서 살다 오기 때문에 질 좋은 생강을 마트에서 연중 구입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강은 상온에서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올해 텃밭에서 직접 농사지어 수확한 생강이 약 5kg 정도 되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보관을 시도하였다. 1. 말리기생강을 보관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방법이다. 손질한 생강을 얇게 편으로 썰어 소쿠리에 늘어놓으면 된다.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는 실내의 경우 상온에서 이틀이면 충분하다. 말린 생강을 건.. 더보기 게살 볶음밥 식구가 둘 뿐이니 쌀의 소비량이 눈에 띄게 대폭 줄었다. 언제부턴가 밥을 하는 횟수가 이틀에 한 번, 그러다가 어떤 때는 일주일에 두 번? 이번 주가 그랬다. 옆지기가 저녁 먹고 들어오는 날이 많으면 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먹는 양도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소화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양도 줄고 횟수도 줄었다. 개인적으로는 하루 두 끼면 충분하다. 냉장고에는 식은 밥이 며칠째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데 영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오호 통재라! 냉장고에서 자고 있는 식은 밥을 처리하기 딱 맞는 메뉴가 볶음밥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볶음밥 중에서 간단하면서도 맛 좋은 게살 볶음밥을 만들었다. 게살은 쿠*에서 1kg에 2만 5천 원에 구입하였다. 가격은 게맛살에 비해서 다소 비싼 편이지만 풍미는 .. 더보기 배 생강청 만들기 생강을 의미하는 한자로는 생강-강(薑)이 있다. 경계를 뜻하는 지경-강(畺)에 풀-초(艸)가 더해져서 만들어진 글자로 의미부와 소리부로 구성된 형성자(形聲字)이다. 지경-강(畺)은 밭-전(田)이 두 개가 있고 그 사이에 가로획을 그어 만들어진 글자이니 밭과 밭의 경계를 의미하는데 그 위에 풀-초(艸)가 더해졌으니 아마도 오래전 그 옛날 밭과 밭 사이에 생강을 심었던 건 아닐까? 2500년 전에 살지 않았으니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문득 이 아침 생강에이드를 마시며 홀로 앉아 타임머신을 타고 상상해 본다. 생강의 원산지는 동인도의 힌두스텐 지역으로 추정하지만 실제로 2500년 전 중국의 쓰촨성에서 생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고려시대 이전에 재배했으리라 추정하는데 에는 고려 현종 9년(1.. 더보기 무청된장지짐 무청은 무의 잎과 줄기를 뜻하는 말이다. 무를 다듬을 때 줄기를 잘라내며 나오는 부산물이라서 값이 싸고 대접이 박하지만 영양 많고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고 비만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으며 철분이 많아 빈혈에도 좋다. 올해 무 농사는 배추에 비하면 그럭저럭 잘 되었다. 김장무, 시래기무, 총각무 등 세 가지의 씨앗을 파종하여 수확을 마쳤으며 일부는 동치미로, 일부는 깍두기로 이미 변신완료하였다. 시래기에 진심인 옆지기가 꽤 많은 양의 시래기를 말리는 중이다. 자투리 무청을 모아 모아서 삶은 후 된장 넣어 자글자글 볶았다. 보통은 된장국을 끓이거나 새우젓을 넣어 볶는데 오늘은 하얀 햅쌀밥에 얹어 먹고 싶어서 지짐이로 만들었다. 시래기로 된장지짐은 해 보았으나 파.. 더보기 냉이 된장무침 계절은 바야흐로 가을을 지나 겨울 문턱에 와 있다. 텃밭에 작물들은 그 생을 다하고 쓸쓸한 공터에 찬바람만 휘돌아 나가는데 수확하고 남은 텅 빈 밭에서 파릇파릇 냉이가 땅을 뒤덮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냉이는 봄을 대표하는 식재료로 알고 있지만 봄에 바람에 날린 씨앗들이 여기저기 날아가 터를 잡고 발아하여 지금의 늦가을에도 땅 속 깊숙이 뿌리를 내려 그 생명력을 과시한다. 잡초로 알려져 있지만 긴 뿌리를 이용해 땅속 깊이 들어있는 미네랄이나 영양분을 황폐화된 토양의 표피층으로 끌어올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물이다. 모진 추위를 이기고 올라온 봄 냉이는 다소 질긴 반면에 가을 냉이는 부드럽고 맛과 향도 봄 냉이에 뒤지지 않는다. https://nike0812.tistory.com/entry/%ED%.. 더보기 고추 간장소스 2주 전 서리가 내리기 전에 끝물고추를 모두 수확하였다. 아주 많은 고추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라기도 했다. 고추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날씨가 서늘해져서 출산에 여념이 없는데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흘러 곧 내릴 서리를 대비해야 하니 씨앗을 하나라도 더 남겨야 하기에 스스로를 재촉한 건 아닌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곧 생을 마감할 처지의 고추 치고는 모양이 아주 야무지고 색감도 예쁘고 빤지르르 윤기가 흐르기까지 한다. 심지어 여전히 꽃을 끊임없이 피우고 있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유명한 말이 생각났다. 고추는 내일 된서리를 맞더라도 오늘 한 개의 고추를 더 생산하리라는 마음인 걸까? 모두 걷어서 씻고 다듬어 집으로 가져.. 더보기 이전 1 2 3 4 ··· 12 다음